You are currently viewing 반사 스펙트럼으로 물체 색깔 구별하기

반사 스펙트럼으로 물체 색깔 구별하기

그림 1. 사과와 포도

만약 어떤 사람에게 그림 1의 사과와 포도의 색이 다르냐고 묻는 다면 뭐라고 대답할까요? 네, 당연히 ‘그렇다’고 대답할 것입니다. 그런데 왜 다르냐고 다시 물어본다면 ‘다르게 보이니까’라는 것 이상의 대답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사과와 포도가 다른 색상이라는 것을 좀더 객관적인 근거를 가지고 말할 수 있을까요? 가장 직관적인 방법으로는 물체로부터 반사된 빛의 스펙트럼을 확인하는 것일 것입니다.

오늘은 미터랩의 s-Nova-575H 초분광기를 이용해 색에 따른 반사 스펙트럼을 살펴보고, 서로 다른 색상의 스펙트럼 차이를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실험을 하기에 앞서서, 초분광기란 무엇인가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분광기라고 하는 것은 다양한 색깔의 빛, 즉 스펙트럼을 자세히 측정해주는 장비입니다. 무지개의 모든 색을 아주 세밀하게 나눠서 볼 수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분광기에서 조금 더 발전된 형태인 초분광기는 한 번에 긴 줄 모양의 영역을 측정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 줄 위에 있는 여러 개의 지점에서 각각의 스펙트럼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이 제품은 긴 줄 모양의 사진을 찍으면서 동시에 그 줄 위의 많은 점들에서 각각 스펙트럼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선을 따라 변하는 색의 스펙트럼을 한 번의 측정만으로 알 수 있습니다.

그림 2. 반사 스펙트럼 측정을 위한 초분광 측정 셋업

그림 2는 반사 스펙트럼을 확인하기 위한 셋업 사진입니다. 준비된 샘플이 가운데에 고정되어 있고, 좌측에 할로겐 램프, 우측에는 LED로 샘플에 빛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샘플에서 반사된 빛은 가운데에 있는 초분광기를 통해 측정됩니다. 이번 실험에 사용된 s-Nova-575H 초분광기는 400 nm에서 750 nm 사이의 가시광선 영역을 측정할 수 있습니다. 이는 우리 눈으로 볼 수 있는 대부분의 색상을 포함하는 범위입니다. 이 초분광기는 한 번에 85 mm에서 200 mm 길이의 줄 모양의 영역을 측정할 수 있습니다. 이 줄을 따라 1100개의 서로 다른 지점에서 동시에 스펙트럼 정보를 얻을 수 있어, 매우 상세한 공간 분해능을 제공합니다. 샘플은 잉크젯 프린터기를 이용해 A4용지에 빨간색 줄, 초록색 줄, 파란색 줄 총 3줄을 인쇄하여 준비했습니다.

그림 3. RGB 인쇄물의
(a) 초분광 측 정 데이터 (b) 색상 별 반사 스펙트럼

s-Nova-575H 초분광기를 통해 획득된 데이터는 그림 3(a)와 같습니다. 세로 축은 그림 2에서 표기한 ‘측정위치’에서의 세로 위치를 의미하며, 가로 축은 파장, 그래프 내 각 포인트의 색이 흰색에 가까울수록 빛의 세기가 강함을 의미합니다. 색상별 스펙트럼을 확인하기 위해 그림3(a)의 빨강, 초록, 파랑 점선을 그림3(b)에 그래프로 그려보았습니다. 이처럼 색상별로 고유한 스펙트럼 특성을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빨간 줄의 스펙트럼부터 살펴봅시다. 약 600 nm – 625 nm 파장 대역의 빛이 강하게 생성되어 있습니다. 초록색 직사각형의 경우는 500 nm – 550 nm 대역이, 파란색 직사각형의 경우 450 nm 파장 대역의 빛이 다른 대역 파장의 빛 보다 세기가 강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림 4. 명도가 다른 빨강색 직사각형 인쇄물

이번에는 조금 더 심화된 실험을 해보겠습니다. 그림 4에서 보시는 것처럼, 같은 붉은색이지만 명도가 조금씩 다른 샘플을 준비했습니다. s-Nova-575H 초분광기를 통해 획득된 데이터는 다음과 같습니다.

그림 5. 명도가 조금씩 다른 붉은 선 인쇄물의
(a) 초분광 측 정 데이터 (b) 색상 별 반사 스펙트럼

그림 5(b)에서 바로 알 수 있는 것은, 같은 붉은색 계열이면서 명도가 다른 세 가지 경우(Spectrum 1, Spectrum 2, Spectrum 3)를 비교해보면, 스펙트럼의 기본적인 형태가 유지되면서도 흥미로운 변화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특징은, 명도가 달라져도 반사 스펙트럼의 전반적인 모양이 유사하게 유지된다는 점입니다. 이는 색상의 본질적인 특성이 보존됨을 의미합니다. 세 곡선 모두 약 600 nm – 650 nm 영역에서 뚜렷한 피크를 보이는데, 이는 붉은색 계열의 전형적인 특징입니다. 동시에, 붉은색의 명도가 증가함에 따라 반사 스펙트럼의 전반적인 진폭도 증가하는 것을 명확히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는 물체의 명도와 반사율 사이의 직접적인 관계를 보여줍니다. Spectrum 3의 경우, 전 파장 영역에서 가장 높은 반사율을 나타내며, 이는 더 많은 빛을 반사하는 밝은 표면의 특성을 잘 보여줍니다.

이러한 관찰 결과는 비슷한 계열의 색상이라도 명도와 같은 요소에 따라 반사 스펙트럼이 미묘하게 달라진다는 것을 입증합니다. 이는 동일한 색상으로 보이는 물체들 사이에서 재질이나 표면 특성을 구별하는 물질 분류의 기초적인 원리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같은 붉은색 계열의 직물이라도 광택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거나, 페인트의 종류나 품질을 판별하는 데 이러한 스펙트럼 분석이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이러한 분석 방법은 품질 관리, 위조품 탐지, 환경 모니터링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초분광 이미징 기술의 발전과 함께, 이러한 미세한 스펙트럼 차이를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게 됨으로써, 더욱 정밀한 물질 분류와 특성 분석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